동네를 걷다가
고추잠자리를 찾아 산책 삼아 동네 한 바퀴 돈다.
걷다가 누군가의 텃밭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발 밭두렁에 넣고 냄새 맡아보고 만져도 본다.
잘 익은 고추를 눈으로 훑다 침을 흘리기도 한다.
햇살 받고 바람 받고 달빛 받은 가지 휘늘어진다.
구름 먹고 눈길 먹고 발자국 먹은 결실 화사하다.
펑퍼짐한 호박 궁둥짝 훔쳐본 올 고추 참 실하다.
이외현 시인
2012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안심하고 절망하기. 제4회 전국계간지작품상 수상. 막비시동인.
정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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