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수 한의학 박사

음식을 먹으면 바로 배가 불편해지거나 수시로 설사 때문에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고, 시험 직전과 같이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 갑자기 복통과 설사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 때 혹시나 장에 문제가 있나 해서 대장내시경 등 검사를 해보면 검사 상 이상은 없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기질적인 이상 없이 복통, 설사나 변비 같은 배변장애, 복부의 불쾌감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증상을 말한다. 기질적인 이상은 없기 때문에 검사 상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는 기능성 질환이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바는 없다. 대장 기능의 이상, 과도한 스트레스, 면역기능의 저하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간울(肝鬱)과 비허(脾虛)를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간울(肝鬱)은 간의 기운이 울체(鬱滯)된 것으로, 대개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火)가 많이 쌓이면 생긴다. 한의학에서는 특히 간(肝)과 대장(大腸)이 상통(相通)하여 서로 연결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는데, 간의 문제는 대장에 영향을 주어 변비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비허(脾虛)는 면역력 저하와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간울(肝鬱)과 비허(脾虛)를 치료하는 방향으로 약 처방이나 침뜸 치료를 하게 된다.

 집에서 간단하게 사용해볼 수 있는 혈자리에는 천추(天樞)혈과 중완(中脘)혈이 있다.
 천추(天樞)혈은 배꼽에서 양 옆으로 손가락 두마디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혈이고 중완(中脘)혈은 배꼽과 명치 사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이 혈들을 지압하면 복부의 불쾌감이나 대변 문제가 있을 때 효과가 좋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휴식이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달리기나 걷기 등의 운동은 스트레스를 줄여줄 뿐 만 아니라,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변비나 설사에 도움이 된다. 또한 음식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자극적인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 커피 등도 줄이는 것이 좋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응급 질환은 아니지만, 급작스러운 복통과 설사나 변비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잘 관리하여야 하며, 증상이 지속될 시에는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신원수 세인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한의원 운영위원